VISUAL NEWSIS NEWSIS 편집#
밤늦은 사무실에서 모니터 앞에 앉은 직원의 뒷모습과 천장의 감시 카메라.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편집# 016 · WORKPLACE SURVEILLANCE

당신이 일하는 동안, AI는 무엇을 기록하고 있을까.

실제로 일어난 일부터

실제로 일어난 일 · 영국

AI가 직원의 통화를 평가했다.
50개가 넘는 항목으로.

영국 협동조합 기업 Co-op의 법률서비스 부문 Co-op Legal Services는 유언·상속(프로베이트) 상담을 맡은 직원 수십 명의 고객 통화를 녹음해 AI로 분석하고 있다. 통화 한 건을 50개가 넘는 세부 항목으로 따져 백분율 점수를 매기고, 합격·불합격 결과를 관리자에게 보낸다. 관리자는 이를 직원 성과 분석에 활용한다.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통화용 헤드셋과 노트북
통화 상담 업무를 표현한 이미지. 생성형 AI로 제작했으며 Co-op 현장 사진이 아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지난 8일 보도한 내용이다. 가디언은 이 시스템이 최근 두어 달 사이 도입됐고, OpenAI 모델을 이용해 통화를 평가한다고 전했다.

회사의 설명

회사는 AI가 품질 보증을 돕는 도구일 뿐 “의사결정자가 아니다(not a decision-maker)”라고 밝혔다. AI 덕분에 모든 고객 대화를 검토할 수 있게 됐고 사람의 판단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Caoilionn Hurley, Co-op Life Services 매니징 디렉터 · 가디언 보도 요약

직원과 노조의 우려
“감시당하고 있다.” “정말 디스토피아 같다.”

익명의 Co-op Legal Services 직원

“책임지지 않는 컴퓨터 시스템이 사람의 관리자가 돼선 안 된다.”

존 채드필드, 영국 통신노조(CWU)

가디언은 같은 기사에서 온라인 수업을 AI로 모니터링하는 교육기업 멀티버스, 매장 직원의 고객 응대를 추적하겠다고 밝힌 미국 버거킹, 직원 반발 속에 키 입력 추적을 중단한 메타의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출처: The Guardian, 2026. 10. 8, Robert Booth · 인용은 원문을 우리말로 옮겼다.

Co-op 사례는 통화를 평가한 것이다.

PC 사용 기록을 수집하는 제품은
이미 팔리고 있다.

직원 모니터링 소프트웨어는 회사 PC에서 어떤 앱과 웹사이트를 썼는지, 마우스와 키보드가 움직였는지를 기록한다. 입력이 없는 시간은 따로 쌓이고, 앱과 사이트는 관리자가 정한 기준에 따라 '생산적' '비생산적'으로 나뉜다.

  • 어떤 앱·사이트를 썼나
  • 마우스·키보드가 움직였나
  • 입력 없는 시간은 얼마나
  • 업무로 분류되는 앱인가

통화를 분석한 Co-op 사례와는 다른 기술이다. Co-op이 이런 PC 모니터링 제품을 썼다는 뜻은 아니다.

국내 직장인에게 물었더니

22.7%“회사가 PC 전원·마우스·키보드 활동을 감지한다”고 답한 직장인

회사가 수집한다고 응답자가 답한 정보(복수응답, 응답자 인식 기준)

  1. CCTV 영상44.6%
  2. 근태용 생체정보32.1%
  3. 메신저·이메일29.9%
  4. 인터넷 사용 기록24.9%
  5. PC·마우스·키보드 활동22.7%

회사가 전자·생체 정보를 하나 이상 수집한다고 답한 직장인은 68.9%였다. 수집 목적을 충분히 설명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44.3%, 수집하는지조차 모른다는 응답은 37.7%였다.

직장갑질119·글로벌리서치, 직장인 1000명 대상 2025. 6. 1~7 조사, 복수응답(세계일보 2025. 9. 28 보도)
비어 있는 사무실 의자와 꺼진 모니터, 유리벽 너머 회의실에 앉은 사람들의 실루엣
자리를 비운 직원이 회의실에 있는 상황을 표현했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그렇다면 당신의 하루는
어떻게 기록될까요?

오전 보고서 준비부터 퇴근 전 마감까지 네 장면에서 할 일을 고르세요. 가상 감시 시스템 SPAI가 그 시간의 PC 활동을 기록합니다.

SPAI는 이 기사를 위해 만든 가상의 시스템입니다. 실제 AI를 구동하지 않고, PC 모니터링 제품의 기록 방식과 미리 정한 분류 규칙으로 같은 기록이 어떻게 달리 읽히는지 보여줍니다. 실제 제품 화면을 재현한 것이 아니며, 당신의 실제 PC 기록은 수집하지 않습니다.

체험 해설

로그가 볼 수 있는 것,
볼 수 없는 것

볼 수 있는 것

  • 어떤 앱과 사이트가 활성 창이었는지
  • 마우스·키보드가 움직였는지
  • 입력이 없던 시간의 길이
  • 관리자가 정한 분류표에 따른 '생산적·비생산적'

볼 수 없는 것

  • 화면 밖의 회의, 휴대전화 통화
  • 같은 사이트 안에서 본 것이 업무인지 아닌지
  • 입력한 문장이 결과물로 남았는지
  • 그 일을 왜 했는지

진짜 감시 소프트웨어는

“다 보고 있다”는 말,
공식 문서와 대조했다

SPAI는 가상이지만 비슷한 기능을 파는 제품은 실제로 있다. 상용 제품 ActivTrak·Insightful의 공식 문서와 Co-op 사례에서 확인한 내용이다.

  1. “키보드로 친 내용을 다 본다”

    두 제품은 아니라고 명시

    ActivTrak은 수집하지 않는 데이터로 '키 입력 로깅'을 꼽는다. Insightful도 입력이 있었는지만 감지하고 내용은 기록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다만 Insightful의 보안 알림 부가 기능은 창 제목과 주소에 특정 단어가 나타나는지를 감지할 수 있다. 제품과 설정마다 다르다.

  2. “화면을 수시로 찍어 간다”

    주기적 캡처는 설정 가능

    ActivTrak의 화면 캡처는 기본적으로 꺼져 있고 부가 기능과 별도 설정이 있어야 켜진다. Insightful은 시간당 촬영 횟수를 관리자가 정하거나 끌 수 있고, 부가 기능을 쓰면 시간당 최대 120장까지 늘릴 수 있다. 화면 캡처 범위는 회사의 설정에 따라 달라진다.

  3. “AI가 알아서 딴짓을 가려낸다”

    두 제품은 관리자가 기준 설정

    앱과 사이트를 '생산적·비생산적'으로 나누는 기준은 관리자가 정하고 바꾼다. ActivTrak은 같은 소셜미디어가 마케팅팀에는 생산적, 엔지니어팀에는 비생산적일 수 있다고 안내한다. 확인한 두 제품에서 분류 기준은 관리자가 정한다. 모니터링 소프트웨어의 판단이 모두 AI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4. “AI 점수가 곧 인사 평가다”

    성과 분석에 활용, 징계 사용은 확인 안 됨

    Co-op은 AI가 '의사결정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가디언에 따르면 통화마다 매긴 합격·불합격 결과는 관리자에게 전달되고 성과 분석에 쓰인다. 기사에는 이 점수가 징계에 쓰였다는 내용은 없다.

두 제품 공식 문서 비교 보기
기록하는 것ActivTrakInsightful
앱·웹사이트 이용실행 파일·사용 시간 기본 수집. 창 제목·전체 URL은 부가 기능 필요앱·웹사이트별 사용 시간을 개인·팀 단위로 기록
입력 활동마우스·키보드 움직임을 활동 신호로 수집. 키 입력 내용은 수집하지 않는다고 명시입력 여부만 감지하고 키 입력 내용은 기록하지 않는다고 설명
입력이 없을 때기본 2분 무입력 시 '수동(passive)' 시간으로 분류'유휴(idle)' 시간으로 기록
생산성 분류생산적·비생산적·미분류. 유료 계정은 팀별로 다르게 설정 가능생산적·비생산적. 직무별 설정 가능
화면 캡처기본 꺼짐. 부가 기능과 별도 설정 필요시간당 횟수 설정·끄기 가능, 부가 기능 시 최대 시간당 120장

두 제품 공식 도움말·제품 페이지 기준(2026. 10. 16 확인). 요금제·설정에 따라 다르다.

국내 회사가 이런 프로그램을 들이려면 어떤 절차를 거쳐야 할까.

법과 지침이 정한 것

근로자참여법은 '사업장 내 근로자 감시 설비의 설치'를 노사협의회 협의 사항으로 정하고 있다(제20조 제1항 제14호). 노사협의회는 상시 근로자 30명 이상 사업장에 둬야 한다. 노사가 의결해야 하는 사항은 아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고용노동부는 2023년 1월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인사·노무편)'을 고쳐, 회사가 디지털 장치를 도입할 때 목적과 처리 내용을 근로자에게 설명하고 의견을 들으라고 안내했다. 가이드라인 자체는 법률이 아니며, 구체적인 법적 의무는 개인정보 보호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판단한다.

고용노동부는 2025년 12월 업무보고에서 AI 알고리즘의 과도한 감시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 상반기 중 노동 분야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고, 올해 3월 수립 지원 용역을 발주했다. 10월 16일 현재 가이드라인 발표는 확인되지 않는다.

“현행 개인정보법의 가장 큰 맹점은 ‘동의’만 있으면 감시가 정당화된다는 점”
권석현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쿠키뉴스 2025. 10. 16 인터뷰

직장갑질119는 감시 방식과 정도에 따라 사용자의 과도한 노동자 감시가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2024. 6. 2 보도

Co-op은 AI가 의사결정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AI가 매긴 평가 결과는 관리자에게 전달돼 직원 성과 분석에 쓰인다. 국내 직원은 회사의 감시 여부와 수집 정보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내 회사도 쓰고 있을까, 확인을 요청할 수 있는 곳

  1. 근로자위원에게 묻는다. 감시 설비 설치는 노사협의회 협의 사항이다. 관련 협의가 있었는지 근로자위원에게 문의할 수 있다.
  2. 회사에 설명을 요청한다. 인사·노무 가이드라인은 회사가 무엇을, 왜 수집하는지 근로자에게 설명하라고 안내한다.
  3. 내 기록 열람을 요구한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5조는 자신의 개인정보 열람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법이 정한 사유가 있으면 일부 제한되거나 거절될 수 있다.
  1. 무엇을 수집하는지 직원에게 알리는가. 기록의 범위와 보관 기간을 직원이 알고 있는가.
  2. 분류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비업무'로 분류된 기록에 직원이 설명하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가.
  3. 기록을 평가에 쓸 때 사람이 맥락을 확인하는가. 기록을 참고 자료로만 쓰는지, 기록만으로 평가하는지.

“쟤 지금 딴짓해요.”
그런데 AI는 정말 알고 있었을까?

자료

SPAI와 체험 속 보고서는 이 기사를 위해 만든 가상 시뮬레이션이다. 특정 제품의 화면·알고리즘·점수 체계를 재현하지 않았고, 독자의 실제 PC 활동이나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체험 속 인물과 상황은 가상이며 Co-op 사례의 직원과 무관하다. 보도 확인: 2026년 10월 16일 기준.

편집# · MORE STORIES

다른 편집#

편집# 전체 시리즈 보기 ↗